2024년 현재, 맨체스터 시티는 전술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세련되고 체계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손꼽힙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 아래, 기존의 점유율 축구에서 더욱 정교한 공간 점유 전략과 빌드업 시스템을 구축하며 진화 중입니다. 본 글에서는 2024 시즌 맨시티의 전술을 포지션 운용, 빌드업 구조, 선수 기용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인버티드 풀백과 3-2-4-1의 정착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 중 가장 큰 변화는 인버티드 풀백 전술의 정착과 3-2-4-1 포메이션의 실질적 활용입니다. 기존의 4-3-3 포메이션에서 양쪽 풀백을 전방으로 올려 공격에 가담시키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금은 측면 수비수 한 명이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구조가 메인 전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존 스톤스의 활용입니다. 센터백 출신인 그는 경기 중반 빌드업 과정에서 중앙 미드필더처럼 전진하여 중원 숫자를 확보하고, 로드리와 함께 2선에서 공격 전개를 조율합니다. 이러한 전술은 수적 우세를 중원에서 확보함으로써 상대의 압박을 자연스럽게 무력화하는 효과를 냅니다. 포지션상 3명의 수비수가 후방 라인을 형성하고, 2명의 미드필더가 그 위에 버티면서 공간 점유와 패스 루트 분산에 특화된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공격 시에는 4명의 미드필더(주로 데브라이너,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 그릴리쉬)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최전방 홀란드가 수비 라인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3-2-4-1 포지션 전환은 단순한 전술 변경이 아니라, 공간을 지배하고 패스를 통해 경기를 통제하는 펩 과르디올라 식 축구의 진화를 보여주는 핵심 전략입니다.
빌드업의 철학: 수직성보다 구조 중심
맨시티의 빌드업은 단순한 패스 연결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공간 분할과 선수 위치 재배치를 통해 완성되는 고차원 전략입니다. 펩은 선수들이 특정 공간에 자동적으로 위치하도록 훈련시키고, 패스 시의 각도, 속도, 위치까지 정밀하게 조율합니다. 이는 맨시티가 '기계처럼 정교한 축구'라는 평가를 받는 주된 이유입니다. 특히 2024 시즌에는 수직적인 속공보다 점진적인 점유와 공간 장악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상대 진영에서의 패스는 짧고 빠르며, 중간 포지션의 선수들이 좁은 공간에서도 정확한 패스를 통해 라인을 돌파합니다. 예를 들어, 베르나르두 실바는 사이드라인과 하프스페이스 사이에서 공을 받고, 이를 통해 상대 수비의 압박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로테이션을 통한 수비 붕괴 전략도 눈에 띕니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상황에 따라 윙으로 빠지거나, 윙어들이 중앙으로 침투하는 등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수비의 집중을 흐트러뜨립니다. 이는 공격 전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상대가 조직적인 수비를 유지할 틈을 주지 않는 효과를 냅니다. 이처럼 맨시티의 빌드업은 공을 단순히 앞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흐름을 계산하며 점진적으로 밀고 들어가는 체계화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수 기용 전략과 체계적 로테이션
펩 과르디올라는 특정 선수에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대신, 선수들의 다재다능함과 정교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시즌 내내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합니다. 이는 2024 시즌에도 여실히 드러나며, 거의 모든 선수가 최소 2개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네이선 아케와 마누엘 아칸지입니다. 이들은 수비수이면서 동시에 좌우 풀백 또는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까지 수행하며, 빌드업 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합니다. 또한, 필 포든은 좌측 윙어로 시작해 중앙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하며, 클럽 내에서의 전술적 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 선수 기용은 단순히 체력 안배 차원이 아니라, 상대 팀의 전술에 맞춘 맞춤형 배치 전략을 바탕으로 진행됩니다. 예컨대, 측면 압박이 강한 팀을 상대할 때는 중앙을 두텁게 가져가고, 뒷공간이 약한 팀을 상대할 때는 윙어들의 속도를 활용한 침투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와 함께 펩은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전술 세션과 비디오 분석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맨시티가 빠르게 변화하는 경기 흐름에도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반이 됩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2024 시즌에도 여전히 전술 혁신의 최전선에 서 있는 팀입니다. 단순한 점유율 축구를 넘어, 인버티드 풀백 활용과 3-2-4-1의 정착, 구조적 빌드업과 유연한 선수 기용까지, 맨시티는 축구의 모든 요소를 과학처럼 다루며 승리를 만들어냅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실험과 그 완성도는 현대 축구의 기준을 다시 쓰고 있으며, 맨시티는 그 중심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